[주간 올빼미] 당신은 배리어 프리 공연을 모른다 – 벨레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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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주간 올빼미] 당신은 배리어 프리 공연을 모른다

DATE. 2021.02.15.
실제 브로셔엔 점자 안내도 함께 되어있다

공연계에 싹트고 있는 배리어 프리[Barrer Free] 문화

지난해 초대를 받아 연극 <여름이 지나갈 때>을 관람한 적이 있다. 그 날 처음으로 ‘배리어 프리 공연’을 접했다. 생소하고 신기한 경험이었지만 나는 이후 공연 관람에 있어 심적 불편함을 느꼈다. 공연이란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우리는 어쩌면 그들을 배제하고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일단 배리어 프리의 뜻은 다음과 같다.

배리어 프리 [Barrier Free ]

• 요약 : 고령자나 장애인들도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허물자는 운동

1974년 국제연합 장애인 생활환경전문가 회의에서 ‘장벽 없는 건축 설계(barrier free design)’에 관한 보고서가 나오면서 건축학 분야에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이후 일본·스웨덴·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휠체어를 탄 고령자나 장애인들도 비장애인과 다름없이 편하게 살 수 있게 하자는 뜻에서 주택이나 공공시설을 지을 때 문턱을 없애자는 운동을 전개하면서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었다.

특히 스웨덴의 경우에는 1975년 주택법을 개정하면서 신축 주택에 대해 전면적으로 배리어 프리를 실시해 휠체어를 타고도 집안에서 불편 없이 활동할 수 있도록 문턱을 없앰으로써 다른 고령화 국가에 비해 노인들의 입원율이 크게 낮아졌고, 일본에서도 이미 일반 용어로 정착되어 쓰이고 있다.

2000년 이후에는 건축이나 도로·공공시설 등과 같은 물리적 배리어 프리뿐 아니라 자격·시험 등을 제한하는 제도적 법률적 장벽을 비롯해 각종 차별과 편견, 나아가 장애인이나 노인에 대해 사회가 가지는 마음의 벽까지 허물자는 운동의 의미로 확대 사용되고 있다. [참고: 두산백과]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공연장의 노력

기존에 내가 알고 있던 배리어 프리는 이동의 편리를 위한 행동이었다. 지방자치단체와 정부를 통해 많은 공연장이 노력하고 움직이는 모습을 직접 보았다.

대극장 경사면 휠체어용 엘리베이터, 제공:세종문화회관
문턱을 낮춘 티켓부스, 제공:세종문화회관

위처럼 물리적으로 극장은 물리적 문턱을 낮춤으로 몸이 불편한 관객들이 찾는 데는 불편함은 사라졌지만 그걸 보러 오는 사람의 눈높이는 맞추지 못했다. 하드웨어는 맞추었으나 소프트웨어는 과거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필자가 경험한 배리어 프리 공연. 그리고 이유모를 불편함

다시 공연으로 돌아와서, <여름이 지나갈 때>는 보는 것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약간의 소통창구를 첨가했다. 무대를 중심으로 장애인들을 위한 모니터 두 대와 수화 해설자가 두 명이 있었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수신기가 있었다. 이 모든 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미술작품 해설에서만 만나보던 FM 수신기로 끊임없이 정보가 전달되었다. 시각이 불편한 관객들은 해설을 통해 모든 상황과 장면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이후 나는 문화예술이 가는 방향이 맞는 것인가?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이 부분을 정책에 반영하고 있는가 등 많은 생각이 들었다.

2019년 당시 문화체육관광부의 장관이던 박양우 장관은 배리어 프리를 통해 모두가 함께 누리는 사회를 만들고자 했다(관련 기사). 하지만 아쉽게도 2020, 2021년 관련 내용인 취약계층 문화복지 확대 부분에서는 장애인 관련으로 주요 내용에서 배리어 프리 또는 관련 내용은 빠져있었다. 구체적 언급뿐 아니라 관련 내용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후 좋은 작품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은 내 생각보다 한정적이었구나라는 생각이 처음으로 뇌리를 스쳤다. 단순히 이동에 있어 물리적인 방해만 걸림돌이 아니었던 것이다. 공연 자체에 있어 장애인들을 위한 배려가 부족했던 것이다. 정부는 어쩌면 그들을 잊어버리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편함이 들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과 수화 해설이 있다. 참고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청각장애인을 위한 FM 수신기, 참고 : A.C.C 아시아 문화 전당
배리어 프리 공연 안내, 참고 : A.C.C 아시아 문화 전당

우리는 법적으로 같은 권리를 가져야 하며 문화예술을 향유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런 권리를 누리기 위해 사람들은 극장을 찾지만 장애인들은 쉽사리 극장을 드나들거나 즐기지 못한다. 그들의 불편함은 문화예술을 즐기는데도 불편함이 있으며 우리는 그런 그들을 배제하고 공연을 만들고 있다. 문화예술을 향유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에서 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짜지 않고 단순히 물리적인 변화만을 추구했다는 사실은 매우 애석하게 느껴졌다.

 

코로나 시대를 맞이한 배리어 프리 공연

코로나로 인해 우리는 공연장을 자주 찾지 못하고 현재 문화예술을 제공하는 회사와 기관의 불편함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관객과 관람은 제한되고 비대면 서비스를 통해 유튜브나 동영상 제공 포털사이트, IPTV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공연을 방영하고 있다. 그 중 기존 작품에 배리어 프리 프로그램을 더한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올빼미 픽

국립극단 <스카팽> 온라인 극장(배리어 프리 Barrier Free) 공연

지난 2월 9일부터 예매가 시작되었으며 총 2회 차 공연으로 아래와 같이 공연할 예정이다.

2.19.(금) 19시 30분 / 공연 1회 차 / 수어 통역 및 국문 자막

2.20.(토) 15시 공연 / 2회 차 / 화면해설(국문 자막 없음)

아르강뜨役 문예주 배우 / 네린느役 권은혜 배우

 

현재 위 공연은 무료이고 공연비 대신 후원금을 모집할 예정이다. 후원금은 국립극단의 작품 개발 및 청소년을 위한 관람료 지원 사업인 ‘푸른 티켓’ 등 국립극단의 다양한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니 관심을 가지고 많은 참여를 부탁드리는 바이다(필자도 후원에 동참했다).

 

차별 없는 공연을 위해서

대한민국 헌법 제11조 ①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ㆍ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우리는 법 아래 평등하고 모든 국민은 차별을 받지 아니하여야 한다. 지금까지는 장애인들의 공연 관람이 불편했지만 앞으로는 그런 기회 제공의 차별은 없어야 한다. 이번엔 공연에 대한 내용을 적었지만 이 부분은 미술, 영화 등 다양한 공연 관람에 있어 문화예술을 찾는 이들에게 힘든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필자는 자료를 찾던 중 배리어 프리 영화에 대한 내용도 처음 접했으며 과거를 돌아보니 영화관 또한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힘든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리적으로 힘든 부분 또한 영화관은 존재하는데 일반적으로 나오는 영화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정품 영화 DVD에는 배리어 프리가 포함된 제품도 있지만 말이다.

https://www.barrierfreefilms.or.kr/

위처럼 새로운 시도를 해주고 있는 단체와 제작사가 있지만 사회 전반에 아직 배리어 프리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없는 듯하다. 이제 좀 더 배리어 프리를 인식하고 많은 이들이 문화예술에 소외되지 않기를 바라며 이렇게 글을 마무리한다.

 

타인의 취향을 엿보는 공간, <벨레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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