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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서울씬기행] 이상한 딸기가 찾아왔다

DATE. 2021.05.14.

서울씬을 이루는 요소에는 밴드, 관객, 공연장이 있다. 서울에서 공연을 만들어내고 공연을 보고 공연을 실행해나가는 주체들이다.

이들 외에도 플레이어는 있다. 바로 레이블이다. 인디 레이블들은 잘 알려지지 않은 인디 밴드를 발굴해내기도 하고, 메이저라고 가기 위한 발판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이번에는 한국의 대표적인 인디 레이블을 살펴보기로 한다.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는 2010년부터 꾸준하게 인디씬에 머물며 여러 아티스트들을 대중적 인기가 높은 위치까지 끌어올렸다. 본래는 옥상달빛의 매니지먼트를 하기 위해서 꾸려나가던 레이블이 전문적인 매니지먼트를 지향하게 됐다.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에 속한 뮤지션으로는 옥상달빛, 십센치, 선우정아, 치즈, 요조, 새소년, 하상욱 등이 있다.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의 뮤지션들은 일관된 특징이 있다. 그것은 밝음이다. 한때 홍대씬을 점령했던 영국 스타일의 우울하고 자조적인 분위기와는 다르게 관객과의 소통을 지향하며 유쾌한 음악을 해나간다. 레이블의 대표 밴드라고 할 수 있는 옥상달빛의 음악은 소규모 편성의 인디스러움을 유지하면서도 듣는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가사와 경쾌한 멜로디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

앨범을 내면 차트인하는 것이 당연하게 된 십센치도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의 주력 뮤지션 중 하나다. 그의 음악은 20~30대 여성들에게 강하게 어필하며 대중성을 확보했다. 때문에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가 인디 레이블인가 하는 것에 대해 조금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대표인 김형수 씨는 컨셉진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저희는 인디 레이블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사실 처음부터 인디라는 틀 안에 갇혀 있고 싶진 않았어요. 세상에 어떤 가수가 나는 인디 음악 하는 사람이니깐 내 음악은 클럽에서만 들려야 하고, 마니아들만 들었으면 좋겠다고 하겠어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자기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 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요.”

확실히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의 아티스트들 면면을 살펴보면 단순한 인디 레이블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프로듀서이면서 음악인인 박문치, 본인을 시팔이라고 칭하는 인터넷 시인 하상욱 등이 아티스트로서 매니지먼트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박문치는 TV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 등장하면서 대중적으로 알려진 작곡가다. 그녀는 90년대 한국의 사운드를 지향하면서 아이돌의 음악을 만드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음악 활동을 해나가는 뮤지션이다. 같은 레이블 동료인 치즈의 달총, 스텔라장, 러비와 함께 4인조 인디 걸그룹 치스비치를 결성해서 활동하고 있다. 또 박문치 유니버스라는 이름으로 학교 친구들과 레이블 직원으로 이루어진 밴드 편성으로 음악 세계를 펼치고 있기도 하다.

일명 ‘시팔이’ 하상욱은 본래 리디북스에서 기획자로 일하다가 짧으면서도 묵직한 느낌을 주는 시를 SNS에 올려 화제가 된 인물이다. 그의 작품을 엮은 시집 ‘서울 시’는 전자책과 종이책으로 출간되어 있다. 대표작인 애니팡, “서로가/소홀했는데/덕분에/소식듣게돼”는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2018년 인디 레이블 붕가붕가 레코드가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에 합류하면서 자연스럽게 밴드 새소년도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 소속이 되었다.

붕가붕가 레코드는 2005년 서울대 재학 중이던 고건혁 대표가 친구들과 함께 만든 레이블이다. 이 레이블에서 장기하와 얼굴들, 브로콜리 너마저 같은 서울대 출신이 멤버로 있는 밴드들이 배출되었다.

붕가붕가 레코드는 메이저로 올라간 유명 밴드들을 키워낸 인큐베이터로서의 역할을 했다. 하지만 반대로 성공한 밴드들이 빠져나가면서 그만큼 금전적인 수익은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붕가붕가 레코드에 속해 있던 새소년은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신인’, ‘최우수 록 노래’ 등 2개의 부문에서 수상한 밴드다.

붕가붕가 레코드의 합류는 단순히 회사들 간의 합병이 아니라 인디 역사의 한줄기가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붕가붕가 레코드로서는 재정적인 문제가 해결됨과 동시에 레이블 소속 뮤지션들이 더 큰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의 간판 뮤지션이라 할 수 있는 십센치와 옥상달빛 말고도 유망한 뮤지션들이 대거 합류해 있다. 밴드 치즈는 2010년 12월 4인조로 결성되어 젊은 팬층에게 호소력 있는 음악을 해왔다. 2017년 치즈의 멤버 구름이 탈퇴하면서 달총 1인 그룹으로 개편되어 지금까지에 이르고 있다. 치즈의 음악은 화사하면서도 귀에 잘 감기는 멜로디가 특징이다.

최근에는 책방 무사의 주인이자 팟캐스트 진행자로 더욱 활발한 요조도 빼놓을 수 없다. 홍대 인디씬에 홍대 여신 붐을 불러온 장본인이다. 그녀는 음악 활동을 놓지 않으면서도 작가, 영화감독, 방송인으로서의 생활도 이어오고 있다. 많은 리스너들이 요조를 통해서 인디 음악에 입문했다고 말하곤 한다.

대중적으로는 덜 알려져 있지만 베이시스트 이루리도 장래가 촉망되는 뮤지션 중 하나다. 그녀는 2011년 바이바이배드맨의 베이시스트로 데뷔해 현재는 여성 밴드 서울문, 이성경X이루리 프로젝트, 이루리 개인의 솔로 활동까지 다양한 음악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녀가 출연한 네이버 온스테이지 ‘Dive’ 영상은 100만 뷰를 넘는 조회수를 자랑하며 그녀가 가진 음악적 역량을 증명하고 있다.

2016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입상한 민수도 자신만의 매니아들을 가지고 있는 뮤지션이다. 섬, 민수는 혼란스럽다, 미니홈피 같은 곡들이 젊은 대중들에게 강력하게 어필했다. 민수는 동료 뮤지션인 문선과 함께 전자음악 듀오인 ‘moi’를 결성해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밴드 편성일 때는 키보디스트이자 프로듀서인 박문치가 가세해 공연장에서 박문치 콜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녀의 음악은 또렷한 음성과 팝적인 멜로디가 어우러져 있다. 특히 그녀를 대표하는 곡이라고 할 수 있는 ‘민수는 혼란스럽다’는 감각적인 뮤직비디오에 어울리는 경쾌한 사운드를 자아내고 있다. 민수는 지금껏 한국 인디가 가져보지 못한 상큼한 매력의 뮤지션이다.

음악 좀 듣는다는 인디 리스너들에게는 익숙한 이름이지만 아직 신인인 윤지영도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 소속이다. 그녀는 첫 싱글 ‘나의 그늘’이 큰 주목을 받으며 인디 음악계에 이름을 알렸다. 차분한 보컬과 시적인 가사로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는 가수다.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는 다양한 뮤지션들의 면면을 보면 앞으로 대중적으로 성공할 확률이 높아 보이는 레이블이다. 김형수 대표의 말대로 인디라는 틀에서 논하기에는 홍대 인디식 작법에서 벗어난 음악을 구사하는 뮤지션들이 많다. 붕가붕가 레코드를 품음으로써 더욱 큰 발전을 향해 나아가게 된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의 앞날을 기대해볼 일이다. by 벨레 매거진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

사진 출처 –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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