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 (1) 우리는 무대가 고픈 뮤지션 – 벨레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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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나는 가수다] (1) 우리는 무대가 고픈 뮤지션

DATE. 2021.06.25.

남주희는 자신들을 ‘배고픈 뮤지션’이라고 묘사했다. 가난해서 배고픈 게 아니라 무대가 고픈 뮤지션이라는 의미였다. 코로나가 앗아간 무대가 그들에게 가지고 있던 의미는 생각보다 커 보였다. 그럼에도 이들은 자신들만의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 꾸준히 암중모색 중이다.

[나는 가수다] ① 우리는 무대가 고픈 뮤지션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이어진 지 1년이 넘어간다. 그동안 많은 음악인들이 설 자리를 잃었다. 특히 아직 대중에게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신인 뮤지션에게는 더욱 가혹한 상황이었다. 남주희 황진철, 허준서 3인으로 이루어진 혼성 보컬 그룹 ‘라운드어바웃’도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라운드어바웃은 2018년 디지털 싱글 앨범 ‘눈물로 하는 말’로 데뷔했다. 이들은 빼어난 가창력을 내세워 사람들의 폐부를 찌르는 감성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밴드 Chic로 활동했던 남주희는 폭발적인 가창력을 발휘한다.

라운드어바웃이란 팀명은 ‘회전목마’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황진철은 “회전목마 같은 추억을 다시 노래하겠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혼성 보컬그룹이 사라진 시대, 특히 2010년대 이후로 발라드 보컬 그룹은 가요계에서 비중이 적어졌다. 때문에 더욱 눈에 띄게 된 라운드어바웃. 이들에게 음악은 어떤 의미일까.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내가 혼자 하는 음악이라도 괜찮다. 자신이 즐겁기 위한 도구로서 음악을 하더라도 만족한다는 입장이다.” (황진철)

“음악은 숨 쉬는 순간 매번 인식하고 있다. 음악 외의 다른 것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내가 현재 하는 음악에 최선을 다해보자고 생각하고 있다. 그것이 음악을 끊임없이 하는 원동력이 됐다” (남주희)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려고 음악을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무대에 섰을 때 사람들이 내 노래를 좋아하는 게 즐겁다. 사람들이 좋아해 주는 만큼 돈을 받고 그 돈으로 생계를 이어서 삶의 질이 향상되면 너무 좋을 것 같다.” (허준서)

라운드어바웃에게 음악은 삶을 지탱하는 원동력이었다. 이들은 코로나로 인해 설 무대가 사라진 상황에서도 여전히 음악 활동을 지속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재는 그룹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이들이 처음부터 보컬 그룹을 짜서 활동해나가려고 마음먹었던 것은 아니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남주희는 “처음에는 진철이와 추구하는 음악적 방향이 너무 달라서 합이 잘 맞지 않는 것 같았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3명이 함께 모이게 되었을까. 이들을 하나로 연결한 것은 가수 더원과의 인연이다. 라운드어바웃은 더원이 대표로 있는 매니지먼트 누리의 매니징을 받고 있다.

황진철과 남주희는 ‘위대한 탄생 3’에 참여하여 처음 만났다. 남주희는 MBC 음악 예능 ‘듀엣가요제’에서 더원과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인연을 맺었다. 이후 남주희와 황진철이 더원에게 조언을 구하는 시간을 가졌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같은 소속사에 머물게 됐다. 허준서는 본래 아르바이트를 하던 카페 사장이었던 개그맨의 소개로 더원을 만났다.

‘위대한 탄생 3’에서 남주희는 프로 가수 같은 느낌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남주희가 부른 들국화의 <제발>을 듣고 김태원은 “저도 눈물을 흘렸습니다”란 심사평을 남겼고 김소현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남주희와 황진철은 어떻게 위대한 탄생 3에 응모하게 된 걸까?

“원래 Chic라는 밴드를 하고 있었다. 밴드 활동을 하면서 탑밴드 1에 나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탑밴드를 통해 알게 된 작가와 인연이 되어 처음에는 밴드도 위대한 탄생에 나갈 수 있다고 해서 지원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예선에서는 밴드로 시험을 봤다가 이후 갑자기 밴드로는 방송에 나갈 수 없다고 방침이 바뀌었다. 고민을 하다가 밴드를 알려보자는 생각에 위대한 탄생을 솔로로 나가게 됐다” (남주희)

“학위도 없고 음악적으로 뭔가를 해볼 기반이 없으니까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 나갔던 게 위대한 탄생이었다. 그때를 기점으로 음악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 나갔던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잘 돼서 그때부터 음악적으로 활동을 해나갈 수 있었다.” (황진철)

위대한 탄생은 남주희와 황진철이 가수로서 기반을 다지는 기회가 되기도 했지만 두 사람 사이에 애정이 싹트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한쪽은 긍정하는 관계고, 한쪽은 부정하는 관계다. (웃음) 공개를 딱히 하려는 건 아니었는데, 그렇다고 숨기려는 것도 아니었다. 1~2년 만난 사이도 아니고, 또 공개를 한다고 해서 금방 헤어지지는 않겠다 싶으니까 회사에서도 공개한 거다.” (황진철)

황진철은 연인 남주희와의 관계에 대해 웃음을 섞어가며 말했다. 둘은 음악적으로도 동지이지만 사랑을 나누는 사이이기도 하다. 이런 둘의 관계가 음악을 해나가는 데 있어서 플러스가 되면 됐지 마이너스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남주희는 자신들을 ‘배고픈 뮤지션’이라고 묘사했다. 가난해서 배고픈 게 아니라 무대가 고픈 뮤지션이라는 의미였다. 코로나가 앗아간 무대가 그들에게 가지고 있던 의미는 생각보다 커 보였다. 그럼에도 이들은 자신들만의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 꾸준히 암중모색 중이다.

아직 라운드어바웃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by 벨레 매거진

(계속)

written by 제이슨

타인의 취향을 엿보는 공간, <벨레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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