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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언제나 내 행복이 1번이다

DATE. 2021.07.27.

생각을 좀 덜 하고 가장 원초적인 방법으로 단순하게 살기 위해 노력한다. 어떤 인물이 돼야 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가져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가장 나답고 행복할 수 있기 위해 매일 노력한다. 돈도 명예도 지위도 그다음이다. 내가 행복한 게 1번!

 

<뜨거운 스페인, 민박집 언니둘 9_>

– 앨리스 Last Part_

앨리스 #12. 원치 않았던 귀국

시간은 쏜살같아 귀국 후 벌써 1년이 훌쩍 지났다. 여전히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괜찮다고 생각하다가도 문득문득 찾아오는 슬픔이 내 일상의 모든 것을 멈추기도 하지만 나는 또 견디고 또 다른 희망을 가지고 살아간다. 내 맘대로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삶이구나 다시 한번 깨닫는다.

코로나 19 대유행이 시작된 후 가족들이 끊임없이 귀국을 권유했다. 유럽은 공공의료가 한국보다 발달되지 못해 병상도 부족하고 환경도 열악했다. 코로나 유사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받을 수 없는 경우가 태반이고 병원 앞에 증상자들이 줄지어 쏟아졌다.

하루가 다르게 줄어드는 비행 편에 어쩔 수 없이 최소한의 짐만 챙겨 한국으로 갑작스레 귀국했다.

도착한 뒤 2,3개월 간 유럽 전역의 뉴스를 체크했다. 안타깝게도 이후의 상황은 더 처참했다.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스페인 영국 그 외의 많은 국가들이 국경을 닫았다. 게스트하우스의 임대료나 공과금에 대한 부담이 점점 커져갔고 눈에 보이지 않는 이 바이러스의 기약을 알 수 없어 우리는 스페인 생활을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떠날 때는 우리 의지로 갔지만 돌아올 때는 그러지 못했다.

 

앨리스 #13. 불평보단 대책을

우리 집은 지방 어디쯤이 아니고 서울 반대편에 있다.

정리를 위해 바르셀로나 행 비행기를 끊었다. 뭐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착잡한 마음으로 정리를 위해 떠났는데 막상 바르셀로나 도착 당시는 너무 행복했다.

앞서 말했다시피 먼 곳으로 떠나는 데에는 많은 포기가 뒤따른다. 이제 한국에는 편히 쉴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없다. 우리 집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고 집으로 돌아간다는 안도감이 얼마나 큰 지 떠돌이 생활을 해보니 알게 된다. 연일 뉴스와 코로나 상황판은 빨간불이지만 아무 일도 없는 듯 날씨도 맑고 사람들도 평온해 보인다. 사람 마음에 따라 세상이 달리 보이는 게 참 신기한 일이다.

정리하는 일은 긍정의 에너지보다 슬픔과 안타까움이 커서 일까 몸도 마음도 배로 더 고되고 힘들었다. 집 안에 있는 모든 물건들에 추억이 가득하다. 저마다 웃고 있는 사진들, 남기고 간 선물들, 발자취들, 처음부터 끝까지 고생 고생해가며 갖춰놨던 손때 묻은 살림살이들을 박스에 담아 차곡차곡 쌓았다.

왜 하필 우리가 왔을 때 이 시기에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원망도 많이 했다. 하지만 언젠간 다시 돌아가기 위해서라도 그때를 준비하려면 대책이 필요했다. 화를 낸다고 좌절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는 현실이다. 입 안으로 밥 떠먹여 주지 않고 하늘에서 돈이 뚝 떨어지지도 않는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

2주 간 다음 바르셀로나 여정을 위해 창고 렌트를 알아봤다. 포기할 생각은 없다. 단지 미뤄질 뿐이다. 서로 섭섭하고 슬픈 마음을 애써 위로하며 마무리를 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앨리스 #14. 후회는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스페인으로 간 거 후회 안 해? 하면 하나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오히려 얻은 것이 더 많다. 마음먹고자 하면 못할 게 없다. 모든 사람들이 아니라고 무모하다 해도 이 삶이 얼마나 근사한 건지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지 몸소 경험해 보고 나면 자신감이 생긴다.

요즘은 고려해야 하는 일이 참 많다. 애인을 만날 때도 친구를 만날 때도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울 때도 하나부터 열까지 생각에 생각에 꼬리를 무는 일들 천지다. 나는 이렇게 살아서 이게 답인 줄 알았는데 나와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다 보니 꼭 이것만이 답이라 할 수는 없겠구나 배웠다.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기면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아진다. 생각으로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까지 이어지는 데에는 짧았지만 대단했던 우리의 스페인 여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스페인으로 다시 돌아갈 거예요?”

“당연하죠, 언제든 그때가 되면 갈 거예요”

하고 싶은 일을 마음에 담고 사는 건 온 세상이 지루했을 때와는 다르다.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달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또 나아갈 것이다. 40대가 되어 그때 못해봐서 너무 아쉽다 라고 얘기하는 것보다는 지금 후회 없이 사는 게 좋다.

 

앨리스 #15. 에필로그

메이와 나만 재미있는 일이면 어떡하지 고민을 많이 하면서 글을 썼다. 부족한 점이 훨씬 많은 글쓰기였지만 생에 꼭 한번 해보고 싶던 일을 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쁘다. 시간을 내어 이 글을 읽어주신 많은 분들과 기회를 주신 모든 분들께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

이 작은 발걸음을 시작으로 언젠가는 책으로 만들고 싶다. 얼마나 부족한 게 많은지 어휘력이 이토록 딸리는 사람인지 뼈저리게 알게 됐지만 더 잘하고 싶기 때문에 책도 많이 읽고 많은 사람을 만나 좋은 감정을 많이 나누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

개인적으로 30대가 생각이 참 많아지는 시기인 것 같다. 나이는 차고 어디로 갈지 방향이 잡혀야 될 것 같은데 이리가도 후회 저리 가도 후회될 것 같아 망설이는 일이 참 많다. 평범한 사람으로 적당히 행복하고 불행할 순 없는 사람인가 왜 나는 그럴 수 없는 것인지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참 많이 했다.

내가 내린 결론은 정답은 어디에도 없고 그 누구도 내 삶을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남들이 다 뭐라고 해도 내가 맞으면 맞는 것이다. 모든 것은 나를 인정하는 데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결국 자신을 들여다보지 않고 스스로에게 솔직하지 않으면 꼭 마지막은 후회가 되는 일이 많았다.

생각을 좀 덜 하고 가장 원초적인 방법으로 단순하게 살기 위해 노력한다. 어떤 인물이 돼야 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가져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가장 나답고 행복할 수 있기 위해 매일 노력한다. 돈도 명예도 지위도 그다음이다. 내가 행복한 게 1번!

“ 나 글 쓰고 싶어 “ 이 말이 실제 글로 나온 것 역시 생각지도 않은 여행에서 만난 인연이 닿아 생긴 일이다. 낯선 곳에서 뜻밖의 행운이 생긴다. 믿어봐도 좋다.

끝으로 나의 친구이자 가족 그리고 스페인 여정의 최고의 선물이 되어준 메이에게 사랑을 보낸다 알라뷰. by 벨레 매거진

*<뜨거운 스페인, 민박집 언니둘>은 계속됩니다.

<지난 콘텐츠>

뜨거운 스페인, 민박집 언니둘 Prologue_

뜨거운 스페인, 민박집 언니둘 1_

뜨거운 스페인, 민박집 언니둘 2_

뜨거운 스페인, 민박집 언니둘 3_

뜨거운 스페인, 민박집 언니둘 4_

뜨거운 스페인, 민박집 언니둘 5_

뜨거운 스페인, 민박집 언니둘 6_

뜨거운 스페인, 민박집 언니둘 7_

뜨거운 스페인, 민박집 언니둘 8_

타인의 취향을 엿보는 공간, <벨레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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