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만에 콘서트에 갔다, FESTIVAL SUNWOOJUNGA – 벨레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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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10여년 만에 콘서트에 갔다, FESTIVAL SUNWOOJUNGA

DATE. 2022.04.15.

2009년 즈음이었을까. 당시 꽤 인기가 많았던 남자 아이돌의 콘서트가 나의 마지막 콘서트였다. 그 후로 성인이 된 후, 페스티벌이나 콘서트에 관심은 가지고 있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았다. 친구들이 어느 페스티벌에 다녀온 후기를 듣고선 ‘나도 가볼걸’이란 후회가 잦았고, 그렇게 나의 20대가 지나가고 있었다. 그러던 2020년, 코로나19가 등장했고 콘서트와 페스티벌의 잠정기가 시작되었다. 그로 인해 수많은 비대면 콘서트가 생겨나며 MBC ‘놀면 뭐하니?’의 프로그램에서도 ‘방구석 콘서트’가 방송되었다.

송가인, 이적, 이승환, AOMG, 사이먼 도미닉 등 라인업이 상당했다. 방구석 콘서트 편 전에 방송되었던 유플래쉬 편에 출연했던 선우정아의 프로페셔널함에 매료되었던 나는 방구석 콘서트 이후 완벽히 그의 팬이 되었다.

항상 플레이 리스트에서 빠진 적 없던 그의 노래를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콘서트 소식을 듣게 되었고, 당당히 티켓팅에 성공했다. 10여 년 만의 콘서트라니, 음원으로만 들었던 음악을 눈앞에서 직접 라이브로 들을 생각에 설레었다.

3일 동안 진행되는 콘서트 중 나는 이튿날인 4월 9일 가게 되었고, 당일, 공연장의 인산인해를 오랜만에 느낄 수 있었다. MD 부스에는 공식 머천다이즈를 볼 수 있었는데, 전통주가 유독 눈에 띄었다. 하지만 술을 즐기지 못하는 나는 아크릴 코스터만 구매를 했고, 공연 후에 다시 셋리스트와 같은 순서로 음악을 들으며 홀짝홀짝 마시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를 하고 있다.

1층 중앙 쪽에 앉았다. 생각보다 무대와 객석이 가까워서 좋았다. 공연 시작 전, 무대에는 신곡 ‘터트려’의 분위기를 나타내는 듯 안개가 낀 느낌, 그리고 기대를 가진 사람들의 모습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공연은 ‘페스티벌 선우정아’ 이름대로 페스티벌의 개막부터 다음날 동이 틀 때까지, 페스티벌의 하루를 시간의 흐름에 맞는 섹션으로 구성하여 보여주는 콘셉트로 진행됐다. 첫 곡 ‘Classic’이 나올 때, 무대의 가운데 세트가 열리며 선우정아님이 등장했다. 시작과 동시에 느낀 점은 조명을 정말 멋있게 잘 사용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페스티벌의 개막과 걸맞게 폭죽이 터졌다.

개막 – 낮술 – 해 질 녘 – 취하는 밤 – 새벽 – 앙코르까지, 정말 페스티벌에 있는듯 느낄 수 있는 섹션에 맞는 선곡과 분위기였다.

모든 곡이 완벽했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 곡은, 나의 최애곡 ‘백년해로’와 ‘순이’, ‘도망가자’ 그리고 ‘Invisible Treasure’, ‘동거’, ‘터트려’까지 너무 좋았다. (이 정도면 거의 반 정도가 되는 것 같다)

선우정아님은 공연을 하면 1곡을 2번 부른다고 했다. 이번엔 그 곡이 ‘터트려’였고 처음과 끝에 불렀는데, 마지막 앙코르 때 직접 키보드를 치며 불렀던 ‘터트려’가 기억에 남는다. 이 곡은 들을수록 더욱 좋아지는 곡이다. 답답해서 소리를 지르고 싶을 때, 울고 싶을 때, 속에 있는 것을 말하고 싶을 때와 같이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어색해지고, 숨겨둘 때가 있다.

곡의 후반부에서 선우정아님은 한 손은 입을 막고 한 손으로는 키보드를 치며 갑갑하게 노래를 부르다가 손을 떼고 양손으로 키보드를 치며 자유롭게 불렀다. 직설적인 퍼포먼스에 내 안의 답답한 그 무언가가 해소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숨이 찰 때까지 막 뛰고 싶어, 숨 막히도록 울고 싶어, 품에 가득 찬 내 마음들을 자유롭게 놔주고 싶어’, 터트려 후렴구의 가사는 모두 -싶어로 끝나는데, 마지막 후렴구에는 -싶어가 아닌 -있어로 완벽히 마무리된다. 어쩌면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노래 한 곡에도 작게 존재하는 그의 디테일이 나는 좋다.

단순히 타인의 기획으로 무대에 올라 노래만 부르는 것이 아닌, 아티스트가 직접 하나하나 고민하여 기획하고, 정성을 들인 것이 느껴진 공연이었다. 2시간 동안 완벽한 라이브를 감상하며 새삼 그의 대단함을 느끼기도 했다.

뻔한 사랑 노래가 아닌 내면의 깊은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선우정아님이 좋다. 누군가 나에게 좋아하는 가수가 있냐고 물으면 나는 망설임 없이 “선우정아”라고 답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선우정아님의 다음 페스티벌에는 마스크 없이 모든 관객이 맘껏 터트릴 수 있는 공연이 될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

 

rach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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