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이 있기 전에 아이팟이란 게 있었다.

기억하는 사람은 기억하겠지만 초대 아이팟은 아이튠즈를 위한 액세서리와 같은 개념으로 시작했고,

설계상 실수인지 사용자 편의 때문인지 전원을 끌 수 없어 실사용 시간은 2~3시간이던 애매한 제품이었다.

시간은 지나고 아이팟이 대세로 굳어질 때쯤

아이팟에 음원 파일을 전송하거나 충전을 하는 30 핀 포트를 사용하는 전용 액세서리들이 늘어나게 된다.

그중 대표적인 액세서리는 아이팟 전용 도크 스피커다.

애플에서도 iPod Hi-Fi라는 전용 도크 스피커를 출시하고,

다양한 브랜드에서 저렴한 제품부터 고급형까지 출시해서 선택지가 많았다.

그 중에서도 기억에 강하게 남는 제품 중에 하나가 B&W의 제플린이다.

2007년에 등장한 제플린은 이름과 같이 비행선을 닮은 독특하면서 아름다운 디자인에

B&W의 Hi-Fi 기술을 고스란히 적용했기 때문이다.

아이팟은 아이폰으로 진화하고, 지금은 흔한 Wi-Fi, 블루투스 등이 아이폰에 적용되면서

음원을 무선으로 전송하기 시작하니 B&W는 2011년에 제플린 에어를 발표한다.

제플린의 완성에 가까운 디자인은 외관상 큰 변화없이 애플 에어플레이를 지원하기 위한 이더넷 포트를 추가하면서

무선 통신 기술을 적용한 아이폰, 아이팟 터치, 아이패드 등은 도크 대신 무선 에어플레이로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이후 스마트폰이 대중화가 되고 대부분의 아이팟은 단종되고

아이폰, 아이팟 터치, 아이패드는 30핀 포트를 버리고 조그만 라이트닝 포트를 품으면서 제플린에도 큰 변화가 일어난다.

2015년에 등장한 B&W 제플린 와이어리스는 도킹 스테이션을 버리고,

애플 에어플레이, 블루투스, 스포티파이 커넥트를 적용한다.

B&W 제플린은 탄탄한 Hi-Fi 사운드에 시대에 맞는 기술을 적용하면서 발전해왔다.

그리고 2021년, B&W는 반가운 소식을 가져왔다. 새로운 제플린이다.

초대 모델부터 이어져온 비행선을 닮은 외관에 현대적인 디자인과 기술을 더해 완성했다.

초대 모델이 아이팟을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연출하는 도킹 스테이션을 적용했다면,

더 뉴 제플린은 제플린 자체가 비행선처럼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디자인으로

공간을 아름다움으로 채우는 감각적인 인테리어 오브제로 활용할 수 있다.

Bowers & Wilkins의 더 뉴 제플린은 210 x 650 x 194 mm 크기에 6.5Kg 무게로,

미드나잇그레이와 펄그레이의 2가지 색상이다.

그레이 색상을 기반으로 어두운 느낌의 미드나잇그레이와 밝은 느낌의 펄그레이 중에서 선택하면 되는데,

두 색상 모두 다양한 인테리어 씬에서 어울린다.

게다가 브리티시 사운드로 대변되는 B&W 스피커가 만드는 소리는 이미 많은 환경에서 검증되어 믿고 들을 수 있다.

B&W는 존 바워스와 로이 윌킨스가 공동 창립한 하이파이 오디오 소매점이 시작이다.

세계 제 2차 대전에서 라디오 교신으로 특수 임무를 진행했던 존 바워스는 시중에 판매하는 스피커의 성능에 불만을 느껴

전쟁 중 익힌 전기와 라디오 전송기술을 가지고 직접 스피커를 만들었다.

레코딩 엔지니어들의 피드백을 적용시킨 B&W는 세계적인 레코딩 스튜디오들의 레퍼런스 스피커로 인정을 받게 된다.

B&W 제플린은 초대 모델부터 유선형의 비행선 모양에 맞게 가운데 우퍼 1개, 양 옆에 미드레인지 2개, 양 쪽 끝에 트위터 2개를 배치했다.

2021년형 더 뉴 제플린은 150mm 80W 서브우퍼 1개, B&W 플래그십 800시리즈에 사용된 FST 기술을 적용한 90mm 40W 미드레인지 2개,

B&W 600시리즈의 25mm 더블 돔 40W 트위터 2개의 구성으로 총 240W 출력, 35Hz~24kHz 주파수 대역을 재생한다.

B&W 더 뉴 제플린은 24bit/192kHz DAC를 적용한 사운드에 시대의 흐름에 맞는 기술을 더했다.

아마존 알렉사를 품어 스마트 스피커로 진화한 것은 물론,

스포티파이 커넥트, 애플 에어플레이2와 블루투스 5.0(aptX Adaptive, AAC, SBC) 연결이 기본이다.

게다가 Bowers & Wilkins 뮤직 앱을 통해 Deezer, Qobuz, TIDAL 등

다양한 고음질 하이파이 음원 스트리밍을 최대 24bit/96kHz까지 지원한다.

2007년에 처음 등장한 B&W 제플린이 15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미 다양한 무선 스피커가 쏟아져 나왔지만,

고음질 하이파이 음원 스트리밍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무선 스피커는 선택지가 다양하지 않다.

스트리밍 기술이 문제가 아니라 스피커 자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B&W 더 뉴 제플린은 Hi-Fi 무선 스피커의 완성형이다.

디자인까지 모자람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