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매직이야, 음료수야?”

지난 2월, GS리테일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50년 이상 역사가 있는 토종 기업의 브랜드를 활용해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 ‘K-브랜드’ 육성 사업을 시작했다. 첫 협업 대상은 문구 회사 모나미였다.

패키지를 보면 알다시피, 실제 매직과 똑같은 디자인으로 출시가 되었다. ‘매직’이란 글씨를 강조한 포장지에 내용물도 검은색, 빨간색이라 대형 매직을 연상케 한다.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어느 누가 매직을 마실 상상을 했을까? 글을 쓰고 있는 나조차도 이 음료를 편의점에서 처음 보았을 때 눈길을 사로잡혔다.

반면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달랐다. 인지 능력 발달이 덜 된 어린이들이 접했을 경우엔 어린이들에게 혼란을 주거나 착각하게 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주의가 필요하다.

오늘은 요즘 대세, 콜라보 음료 6개 솔직 후기다. 미리 말하지만 내 입맛엔 다 그닥이었다.

 

1. 프로틴-스펙스(GS25 X 프로스펙스)

요즘 MZ세대 대세로 떠오른 프로스펙스가 GS25와 협업하여 ‘프로틴-스펙스’라는 프로틴 음료를 출시했다. 부드러운 빨간색 패키지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프로틴 음료답게 굉장히 걸쭉하다. 약간 씁쓸한 카카오 맛이다. 공허한 초코맛이랄까? 물에 탄 제티 맛인 것 같기도 하다. 공허한 초코맛이지만 그 속에 걸쭉함과 함께 진한 맛이 느껴진다. 단 맛이 많이 느껴지지 않아서 좋았다.

(또 마실까? O)

 

2. 천하장사 생생톤업(천하장사 X 생생톤)

전통의 브랜드가 결합했다. 천하장사는 35년, 동화약품 생생톤은 24년으로 도합 59년의 전통을 가졌다.

오랜 전통과 마시면 힘이 솟아날 것 같은 패키지를 보고 기대가 되었다. 비타 500과 비슷한 맛일까 예상했고 결론은 탄산이 빠진 비타 500 맛이었다. 파인애플 향이 느껴지고 상큼하고 달큼하다. 개인적으로 탄산이 있는 비타민 음료를 더 선호하기 때문에 실망했다.

포도당은 뇌의 유일한 에너지원이라고 한다. 집중력과 체력이 저하되었을 때 피로감을 느낀다고 한다. 그럴 때 바로 포도당 함유 천하장사 생생톤업을 마시면 되겠다.

(또 마실까? X)

 

3. 말랑카우 화이트 초코 (GS25 X 롯데제과)

아이스크림으로도 출시했던 말랑카우가 음료수로도 나왔다. 화이트 초코 맛과 어울리게 색깔은 그리 진하지 않은 브라운 색이다.

맛도 그리 진하지 않다. 자판기 우유맛도 느껴진다. 분유 향이 강하게 나는데 약간 캐러멜 분유 향이랄까..?

우유에 연유를 타 먹는 맛과 비슷한데, 우유에 연유를 타 먹는 게 조금 더 맛있을 것 같기도 하다. 말랑카우를 농축해서 캐러멜 시럽과 섞은 맛. 패키지만 열일했다.

(또 마실까? X)

 

4. 메론우유(GS25 X 하이트진로)

두꺼비 캐릭터로 다양하게 콜라보를 시도하는 하이트진로가 이번엔 우유를 출시했다. 다행히(?) 소주 맛은 나지 않는다. 메로나 향이 반겨준다. 색깔은 살짝 누리끼리한 흰색이다.

맛을 보니 부드럽지만 메로나보다 연한 맛이다. 연한 맛에서 심심함이 느껴진다. 메로나에 우유를 조금 더 첨가해서 단맛은 줄이고 고소한 맛은 추가된 느낌이다.

(또 마실까? X)

 

5. 밀키스 우유식빵맛(밀키스 X 뚜레쥬르)

밀키스와 뚜레쥬르가 만났다. 알고 있겠지만 뚜레쥬르는 음료 말고도 밀키스 빵, 케이크, 쉐이크, 빙수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밀키스가 우유식빵 맛이라니. 상상이 가지 않았다.

음료의 색깔은 밀키스와 동일했지만 향은 그렇지 않았다. 처음 느꼈던 맛은 상한 식빵을 먹는 맛. 마치 엄마가 ‘이거 상했나 먹어봐’했을 때 나는 맛이다.

탄산의 강도는 밀키스와 동일했다. 맛은 시큼함이 느껴졌다. 정말 밀키스와 우유식빵을 조합한 맛이 난다. 오묘하다. 맛은 분명 우유식빵 맛이 나는데 음료수를 마시고 있기 때문에, 무언가 알게 모르게 어색하다. 차라리 따뜻한 핫초코에 식빵 향이 나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

약간의 분유 향도 나는 것 같다. 계속 먹으면 괜찮은 듯하지만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이게 최선이었나 하는 맛이었다.

(또 마실까? X)

 

6. 우유 스파클링(궁금해서 마셔본 보너스 음료)

콜라보레이션 음료수를 고르다가 눈에 들어온 ‘우유 스파클링’ 음료수. 궁금해서 함께 시음해 보았다. 뭔가 밀키스와 비슷한 맛 일 거라 예상이 됐다.

색깔은 밀키스와 거의 동일했다. 하지만 맛은 밀키스와 완전히 달랐다. 말랑카우를 물에 녹여서 탄산을 넣은 맛. 불량식품 우유맛. 우유맛 아이스크림을 녹여 담은 듯한 달달한 분유 맛이 생각났다. 한입 입에 넣으면 입안 가득 우유 향이 확 퍼진다. 탄산의 강도는 그리 크지 않았다.

우유의 맛이 생각보다 강하게 나서 흰 우유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또 마실까? X)

 

그래서?

또 마실까? O : 프로틴-스펙스

또 마실까? X : 천하장사 생생톤업, 말랑카우 화이트 초코, 메론우유, 밀키스 우유식빵맛, 우유 스파클링

레이첼 한마디: 일회성 기획 상품이라도 용기에 경고 문구와 같은 것을 표기하여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안전한 상품을 만들어 모든 연령층이 함께 즐겼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콜라보 음료수는 나와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by 벨레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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