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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나는 가수다] (6) 내 이름이 네이버에 나온다면

DATE. 2021.07.29.

그런데 남주희를 데뷔시켜 준 음원에는 애증이 섞인 이야기가 숨어있다. 우연히 부르게 되었던 노래가 음원으로 등록이 되는 바람에 자신도 모르게 공인된 ‘가수’가 되었던 것이다. 이 부분은 노래를 부르는 것을 아르바이트처럼 생각하고 있을 가수 지망생들이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이다.

[가수가 되고 싶다면?]

라운드어바웃 네이버 프로필

3인조 혼성 그룹 라운드어바웃은 남주희, 황진철, 허준서로 이루어져 있는 발라드 지향 보컬 트리오다. 이들은 2010년대 초반까지 국내 가요시장을 주름잡았던 보컬 그룹들의 색깔을 간직하고 있다. 그룹명의 의미는 ‘회전목마’, 회전목마와 같은 추억을 노래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현재 네이버에 ‘가수 라운드어바웃’을 검색하면 남주희, 황진철, 허준서의 이름이 모두 선명하게 뜬다. 각기 이름을 클릭하면 개인의 프로필도 나온다. 하지만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허준서의 이름은 파란색 링크로 표시되지 않았다.

“25살 때 가수라는 꿈을 이뤘으니까 자랑도 하고 싶었다. 그 나이에 상경해서 혼자 살면서 고생했는데 네이버에 이름을 치면 정보가 올라오는 사람이 됐다는 것에 대해 자랑하고 싶었다. 그런데 데뷔하고 1년 후까지 안 올라왔다.

이름을 쳤을 때 나오는 사람이 되는데 1년 정도 걸렸다. 은근히 스트레스받는 일이었다. 라운드어바웃을 치면 황진철과 남주희는 파란색으로 뜨고 나는 검은색으로 떴다. 사진도 없었다. 마음이 아팠는데 지금은 잘 나온다.” (허준서)

어찌 보면 단순한 일이지만 그만큼 라운드어바웃의 이름이 유명해졌다는 것을 뜻한다. 또 허준서 개인으로서는 사회적으로 인정받았다는 느낌이 컸다. 남주희와 황진철의 경우에는 라운드어바웃으로 활동하기 전에 이미 음원을 내본 경험이 있는 가수였다.

 

TIP. OST 음원도 가수로 만든다.

“제일 처음에 나왔던 음원은 OST였다. 나처럼 부르지 않고 클라이언트에서 원하는 대로 OST 느낌이 나도록 불렀다. ‘8월에 내리는 눈’이라는 드라마의 OST였다. 이후에 쉬크로 활동하며 싱글을 냈다.” (남주희)

그런데 남주희를 데뷔시켜 준 음원에는 애증이 섞인 이야기가 숨어있다. 우연히 부르게 되었던 노래가 음원으로 등록이 되는 바람에 자신도 모르게 공인된 ‘가수’가 되었던 것이다. 이 부분은 노래를 부르는 것을 아르바이트처럼 생각하고 있을 가수 지망생들이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이다.

“원래 친하게 지내던 언니가 OST 하는 피디님이랑 잘 알아서 작업을 하게 됐다. 그런데 그날 언니 목이 너무 아파서 할 수가 없으니 내가 대신 가이드라도 도와주라고 했다. 현장에 가서 가이드를 하니 피디님이 생각하기에 나쁘지 않아서 그냥 사용하고 싶다고 했다. 나는 뭣도 모르고 그냥 “네.”라고 했다.

이후 대학가요제를 준비하게 됐다. 예선 끝나고 본선에 나가기 전이었다. 본선은 방송으로 나가는 거였다. 그때 갑자기 방송국에서 연락이 왔다. OST를 불렀다는 기록이 나오니 기성 가수라고 해서 출연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 학교 팀이 당시에 1등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나 때문에 친구들이 못 나가는 거니까 미안했다. 당시에 멘붕이 왔었다. 그때 자신이 가수라는 걸 알았다.” (남주희)

남주희의 가수 데뷔는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이루어졌다. 친한 언니 대신 나갔던 OST 녹음 현장에서 즉석으로 작업을 하게 됐고, 음원 등록을 하면 기성 가수로 분류된다는 사실도 알지 못하고 있었다. 허준서는 라운드어바웃이 가수로서의 첫걸음이었다. 황진철은 어땠을까.

“위대한 탄생을 나오고 나서 에이브 형님이란 분과 알고 지냈다. 그 형님이 피아노 치시면서 작곡가 하는 분인데 내 목소리를 듣고 좋아했었다. 남주희가 활동했던 소울사이어티라는 그룹에서 게스트로 출연했을 때 브라이언 맥라이트의 노래를 불렀다. 에이브 형님도 브라이언 맥라이트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같이 작업을 했던 게 “잊을게”라는 곡이었다. 처음 나오는 싱글이라 준비가 미흡했다. 지금 들어보면 닭살 돋는다.” (황진철)

황진철은 자신의 첫 싱글에 대해 미숙하다는 의견이었다. 이에 대해 남주희는 미숙한 느낌이 좋은 것도 있다는 입장이었다. 첫 번째 싱글이나 앨범에 대해 고려하고 있는 가수 지망생들에게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이야기다. 노래로부터 나오는 진정성은 기교의 원숙함이 아니라 미숙함에서 나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가수로서 어떤 방향을 지향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무조건 기교를 다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TIP. 미숙한 것도 나름의 매력

작곡가 에이브는 라운드어바웃이 2018년 발매한 첫 번째 싱글 ‘눈물로 하는 말’의 작곡을 맡기도 했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더원과의 인연으로 라운드어바웃의 데뷔곡을 맡게 되었다. 그런데 황진철은 이미 몇 년 전에 이 곡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 눈물로 하는 말’은 가이드를 불렀던 곡이고 부르고 싶었던 곡이었다. 그런데 여성 멤버가 들어오면서 힘든 과정을 거쳐야 했다. 녹음을 해보니까 10개 정도의 버전이 생길 정도였다. 더원 대표님의 디렉팅으로 잘 지도해주셔서 무사히 녹음을 마치게 되었다.” (황진철)

남주희도 첫 번째 싱글을 냈을 때는 ‘산고’를 겪었다고 말할 정도로 순탄치만은 않은 과정이 있었다고 한다.

“처음 곡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마음고생도 많이 했다. ‘눈물로 하는 말’은 정말 눈물로 낳았다. 작곡한 분은 작곡하느라, 디렉 보시는 분은 디렉팅 하느라, 부르는 저희도 죽을 맛이었다. 해야 할 게 많았다.” (남주희)

구체적으로 어떤 게 문제였을까. 황진철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자.

“나나 허준서는 발라드나 서정적인 노래를 많이 했다. 남주희는 원래 불렀던 노래가 그런 장르가 아니었다. 제일 많이 적응해야 했던 게 남주희였다. 나는 안 어려웠다. 그냥 가서 녹음하고 끝이었다. 남주희가 정말 힘들어했다.” (황진철)

첫 싱글부터 순탄치 않았던 라운드어바웃의 여정. 그들은 그 산고의 과정을 서로 북돋우며 견뎌냈다. 처음부터 이들이 하모니를 맞췄던 것은 아니었다. 고통의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라운드어바웃의 조화가 있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라운드어바웃에게는 새로운 앨범 작업, 자신들만의 색깔 만들기라는 과제가 있다.

이들의 이야기에 계속 귀 기울여 보자. by 벨레 매거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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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제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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